
20 Sep [제타북클럽] 책읽기와 글쓰기
“네가 그 아이에게 관심이 있다면, 예상치 못한 순간(unexpected time)에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unexpected gift) 을 줘 보렴.” 자기 세계에 갇혀 살던 할아버지와 소년은 우정 (friendship)이라는 가장 소중한 선물을 나눠 갖게 되지요.
최근,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Finding forrester)’를 다시 봤습니다. 2000년도에 제작되었으니 시간이 꽤 흘렀죠. 같이 영화를 본 아이는 ‘굿 윌 헌팅’ 이 떠오른다고 하더군요. 상실의 아픔과 그 치유과정을 그린 영화 ‘굿 윌 헌팅’도 구스 반 산트 감독입니다.
흑인 소년 자말과 은둔 작가 “포레스터’의 우정을 다룬 이야기로 멘토링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들었던 영화입니다.
시작 부분에 주인공 자말의 방에 쌓아 놓은 책들이 보여집니다.
미사아 유키오, 마르키 드사드, 키에르 케고르, 제임스 조이스, 안톤 체홉…
고등학생인 자말의 책 읽기 내공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죠. 자말은 혼자서 책을 읽고, 자신의 감상을 노트에 적어두곤 하는데요.
어느 날, 친구들과 농구를 할 때마다 자신들을 망원경으로 지켜보는 노인의 집에 들어가서 물건을 하나 훔쳐오는 내기를 했는데, 자말은 노인에게 들키는 바람에 깜짝 놀라서 책가방을 두고 옵니다.
노인은 한 권의 책만을 출판하고 은둔해 있는 작가 ‘윌리엄 포레스터’ 였죠.
포레스터는 자말의 책가방에서 노트를 읽어보고는 아이의 글쓰기 재능을 발견하게 됩니다.
농구와 작문 실력을 인정받아 미국 공립학교에서 사립학교로 전학을 간 자말,
백인이 주류인 학교에서 인종 차별과 글쓰기 능력까지 의심을 받게 되는데…
음… 그 둘 사이의 교류와 글쓰기 과정은 직접 영화를 보시는 걸 권해 드립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며 글쓰기도 일종의 치유(Writing is also a kind of therapy)라는 말이 떠오르더군요.
자말이 혼자서 책을 읽고 일기처럼 자신의 감상을 기록했을 때, 스스로 정리가 되고 만족감은 있었겠죠. 하지만 누군가가 아주 짧게라도 코멘트를 달아주고 정서적인 교감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고등학생인 자말에게는 큰 위안이 되었을 겁니다.
물론 백발이 성성한 노인 윌리엄 포레스터도 어린 자말로 인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용기를 얻었구요.
글쓰기는 혼자만의 습작에서, 누군가 읽어 주는 사람이 있어 소통과 교감이 이루어 질 때 비로소 완성되어 간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저희 ‘제타 북클럽’도 영화 속의 자말과 포레스트처럼 책을 같이 읽고, 또 주제를 정해서 감상을 에세이로 써보고, 튜터와 토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