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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맨1

09 Mar [제타 북클럽] 저니맨(Journey Man)

유럽의 중세 시대에는수련 여행자라는 전통이 있었다고 합니다. 장인이 되려면 기술 교육을 마친 뒤 얼마 동안의수련 여행을 통해 다양한 문화적 식견을 넓히는 활동을 하는 것이죠.

 

제타 북클럽에서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파비안 직스투스 쾨르너(Fabian Sixtus Korner)저니맨 Journey Man’입니다.

독일의 28세 젊은 청년 ‘파비안’은 중세 시대의 이 수련 여행에서 영감을 얻어 200유로를 들고 세계 여행을 떠났다가 지금은 돌아와 독일 베를린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저니맨’은 독일 슈피겔 논픽션 분야에서 33주 동안이나 베스트 셀러를 차지한 책으로 2010년 1월부터 2012년 4월까지의 여행을 통해 자신이 경험한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여행지에서 일을 하고 돈을 벌고, 잠잘 것과 먹을 것 외에는 바라지 않는다는 모토로 2년의 여행기간 동안 중국-상하이,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인도-벵갈루루, 이집트-알렉산드리아, 에디오피아-아디스 아바바, 유럽, 호주-브리스번, 미국-샌프란시스코, 쿠바-아바나, 도미니카 공화국-산토도밍고, 콜롬비아-메데인을 다녀옵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친구의 진솔한 여행기를 통해, ​우리가 아직 가지 않은 길에 대한 가능성도 함께 느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우리는 모두 인생의 여행자들이니까요.

 

‘파비안’의 여행 이야기를 담은 TED Berlin의 강연 모습입니다.

http://www.tedxberlin.de/tedxberlin-2012-crossing-borders-fabian-sixtus-koerner-stories-of-a-journeyman

 

아래는 파비안의 여행기에서 공감이 가는 구절들을 옮겨 봅니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처럼 나 역시 현실적인 고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스펙과 커리어 등 직업적 전망도 세워야 했고, 여행 경비도 마련해야 했다. 무엇보다 내 발목을 붙잡은 건 바로 뒤처짐에 대한 불안이었다. “1-2년 동안 세계를 여행하겠다고? 간이 부었군.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시기를 여행으로 탕진하겠다니…. 정말 미친 거 아니야? “ 동료와 선배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p10)

 

어떤 친절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울림으로 남아 다른 이들에게 전파되기도 한다. 뉴욕의 핫도그 장수에서 아짐에게로, 그리고 또 아짐에게서 다시 나에게로 전해진 이 친절의 파문은 언젠가 또 다른 사람에게도 퍼져 나갈 것이다. 동양에서 말하는 인연의 사슬이란 게 바로 이런 것일까? 그렇다면 이 또한 여행자에게 주어지는 뜻밖의 커다란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농부가 이삭을 줍듯이 여행자는 인연을 줍는 사람인 것 같다. (p55)

 

내가 하는 일은 분명 경제 개발 원조와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 나의 일이 에디오피아 사람들에게 용서받을 만한지 먼저 따져봐야 할 것 같다. 전시하는 데 흘러 들어간 돈이 어쩌면 누군가에게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간절히 필요한 돈일지 모른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모두들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각자의 분야에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아이다는 사진전을 택했고, 나 역시 그녀를 돕는 일에 마음을 쏟기로 한 것이다. 나는 수련 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세상의 꿈을 대신 꾸어주는 사람을 많이 봐왔다. 그들은 자신의 기쁨과 쾌락보다는 스스로 꿈을 이룰 수 없는 이들을 위해 기꺼이 재능과 능력을 나누려는 사람들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꿈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바꾸지만, 그들은 자신의 꿈을 통해 세상을 바꾼다. 나도 그런 대열에 합류하고 싶었다. (p137)

 

‘사람이 자기만의 일을 찾고 나면 그때부터 마법이 시작된대요. “

“ 뉴욕에서 사진작가로 지낼 때만 해도 저는 한 송이 조화처럼 생기가 없었어요. 명성도 얻고 돈도 벌었지만’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죠. 그러다가 지금 이렇게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나서부터 세상이 다르게 보이더군요. 물론 뉴욕의 사진 작가로 살 때에는 전혀 상상하지 못한 난관들이 닥쳤죠. 하지만 그게 뭐 대순가요. 어차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려면 스스로 길을 내면서 가야 하잖아요.”

나에게 계획이란 다분히 과학적인 의미를 지닌 단어였다. 일을 진행하는 데 있어 발생 가능한 모든 변수와 확률, 그리고 톱니바퀴처럼 물고 물리는 조건들을 얼마나 과학적으로 분석했는가? 이것이 바로 계획이었다. 하지만 ‘좋은 일이잖아요’라는 아짐의 한마디는 계획에 대한 나의 고정 관념을 보기 좋게 무너뜨렸다. 그에게 계획이란 단순히 일을 완수하는 차원이 아니라 ‘좋은 일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좋은 일은 반드시 되게 되어 있다는 다소 막연한 믿음이 계획의 본질이었다. (p183)

 

호주 원주민 사내의 얘기를 듣고 난 뒤부터 일거리를 구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다소 옅어 지는 기분이었다. 그 대신 생각할 거리가 좀 더 많아졌다. 중국이나 인도 혹은 동남아시아의 몇몇 나라들을 여행할 때도 그랬지만, 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사람들,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내 머릿속에는 기다란 계단이 떠오르곤 했다. 세상은 골고루 평범하게 발전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높은 계단과 낮은 계단이 무수히 생겨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누구나 자신이 서 있는 계단을 출발점으로 삼아 인생을 살아간다. 수련여행을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내가 서 있던 계단보다 한참 아래에 있는 계단을 수없이 목격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도저히 불평불만을 쏟아낼 수 없을 만큼 높은 계단에 내가 서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곤 한다. 나에겐 살기 위해 경쟁할 기회는 물론 세상을 여행할 자유와 숙식을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재능까지 주어져 있지 않은가. 지금 이 계단만큼이라도 올라서기 위해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지 알게 되면 ‘절망’이니 ’의욕상실’이니 하는 말은 도저히 함부로 사용할 수 없으리라. (p209)

 

배낭 족 선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진짜로 재미있게 여행하는 법을 가르쳐 줄까? 취미나 특기를 다양하게 개발해 봐. 기타를 배우건 그림을 그리건 춤을 추건 뭐든지 좋아. 가능하면 세상 어디서나 통할 만한 취미일수록 유리하지. 말이 필요 없거든.”

그땐 그냥 좋은 말이구나. 하며 흘러 들었지만 여행을 하면 할수록 절실하게 와 닿는다. 나에게 사진과 음악이라는 취미가 없었다면 여행은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다. 자기가 몸담은 자리에서 떠나지 않은 채 성공하려는 사람들은 오로지 전공 하나만을 집요하게 파내려 간다. 하지만 세상을 좀 더 넓게 껴 안으려면 마음이 끌리는 모든 분야에 관심을 열어 놓아야 한다. 취미와 관심분야가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세상을 향한 더듬이가 많아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p213)

 

떠나면 자유로워 진다는 말은 살던 곳에서의 의무와 책임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런 제약 없이 이제껏 해보지 못한 다른 생각, 다른 고민에 뛰어들 기회를 얻는 것을 뜻한다. 진정한 여행은 현실과 맞닿아 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을 설레게 만드는 일. 그것이 여행이다.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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